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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을 섣불리 손댈 수 없는 이유는 무엇보다 그 방대한 양 때문일 것 같다. 그래서 나름대로 쉽게 건담의 시리즈를 요약해 보았다. 일단 가장 크게는 구건담, 신건담으로 나누는데 사람마다 나누는 기준이 좀 다르다. 근데 대체로 시기별로 나누게 된다. 특징으로 말하면 구건담은 우주세기, 신건담은 비우주세기이다.
우주세기는 지들끼리 이어지고 비우주세기는 독자적인 설정을 갖고 있다. 따라서 비우주세기는 연도별 순서, 보는 순서가 있으나 비우주세기는 순서가 없다.
<우주세기>
-퍼스트 건담: 건담의 알파요 첫시작. 주옥같은 명대사('때렸어... 아버지한테도 맞은 적이 없는데!', '다리는 장식에 불과하다고요.', '샤아, 속였구나, 샤아!', '자쿠와는 다르다, 자쿠와는!' 등) 가 많이 등장하여 여러 패러디에서 자주 쓰인다. 퍼스트 건담에서 건담의 절대불변 3대 공식이 성립된다.
[참조] 건담 3대 공식: 건담은 훔쳐타야 제맛, 여자는 울려야 제맛, 정신 차리라고 할 때는 뺨을 때려야 제맛
-역습의 샤아: 주인공만큼이나 존재감 넘치는 조연 샤아가 주인공인 극장판. 퍼스트 건담과 이어진다. 본 극장판에서 샤아가 사망했다는 대사 때문에 한 여성팬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고, 자살 사건 이후로는 '사망'에서 '행방불명'으로 수정된 일화가 유명하다.
-기동 전사 제타 건담: 또 제작하기는 싫었는데 건담이 너무 인기가 좋아 감독이 꾸역꾸역 다시 억지로 만들기 시작한 제타 건담. 이렇게 된 거 아예 망해버리라고 역대 최대로 암울한 스토리를 만들었으나, 의외로 이것이 오덕들을 자극하여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제목의 Z는 다 다치고, 죽고, 헤어지고 망하는, 한 마디로 다 뭐됐다는 뜻에서 Z라고 볼 수 있다. 시청률이나 작품성이나 흥행성적이나 우주세기 건담 통틀어 1인자라고 보면 된다.
[참조] 카미유의 명대사: '그딴 어른, 수정해 주겠어!', '여자 이름이 뭐 어때서!', '저는 미래가 없어요. 자폐증 애예요.'
-더블 제타 : 제타 후속작으로 제타보다 그나마 밝고 유쾌한 분위기의 건담이다. 여동생 말을 지지리도 안 듣는 불량 청소년(그러나 역대 최고로 잘생긴) 주인공이 등장한다.
-기동 전사 건담 0083-스타더스트 메모리: 처음으로 지온이 건담을 탈취한 스토리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외전격이며 OVA로 출시되었다.
-MS 08소대: 매니아들 사이에서 상당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으로, 기존 건담에서 뉴타입들의 비현실적인 영웅전이 아닌, 평범한 전쟁을 그리고 있다. 봉신연의 오프닝을 불렀던, 요네쿠라 치히로가 부른 오프닝곡이 유명하다.
-건담 이글루: 지온 중심으로 펼쳐지는 외전격. 탄탄한 스토리로 매니아층에게 사랑받고 있으나 3D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엄청난 이물감을 느낄 수 있다. 총 3개의 시리즈로 이어진다.
-0080 주머니속의 전쟁: 이 역시 외전격. 건담계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로 군인과 초딩의 아련한 러브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건담UC: 뿔 달린 하얀 유니콘건담이 나오는 시리즈이다. 퍼스트건담의 오마쥬가 많이 차용되었다. 안젤로라고 엄청난 설정의 남자애가 나온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비우주세기>
-신기동전기 건담 W: 건담 윙이라서 W로 불리는데 왜 윙이냐면 건담에 날개가 달려서 윙건담이다. 이 시리즈부터 건담 파일럿의 아이돌화로 수많은 여성팬을 양성하기 시작한다. 주인공 성우로 미도리카와 히카루를 기용한 것부터 여성팬들을 닭날개처럼 뜯어먹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참고로 미도리카와 히카루는 슬램덩크의 서태웅 성우이다. 지금이야 그런 쿨한 주인공이 가능하지만 당시에는 정말 파격이었다.
[명대사] 히이로 유이: (공주님에게) 너를 죽이겠다.
-기동신세기 건담 X: 하필이면 그 당시 에반게리온과 맞붙어 시청률 7%를 기록한 비운의 작품. 역대 최하의 성적을 기록하여 건담계의 듣보잡이라 불린다.
-기동전사 V 건담: 역대 최연소 주인공이 등장한다. 초딩들이나 보는 열혈물이라고 까이기도 하나 샤이닝 핑거! 등의 명대사를 낳은 작품.
-턴에이 건담: 턴에이는 우주세기로 보는 사람도 있고 분류가 좀 애매하지만 모든 건담의 귀결지로 돌아간다는 뜻에서 턴에이로 불리고 있다. 목가적인 분위기와 건담시리즈 사상 유일하게 정상적이고 개념 박힌 주인공이 등장한다. 주인공 흑인 노예(뻥이다.)의 순종적인 삶을 통해 평화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작품 역시 개념작으로 꼽힌다. 그러나 건프라 디자인은 개념차지 않다.
-건담 시드: 복잡한 연애관과 주말 아침 막장 드라마 같은 스토리가 화제가 된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미친듯이 까이지만 여러 의미로 화제성이 있던 작품이다. 막장의 극을 치닫는 여러 일화가 있으며(감독의 제작비 횡령 등), 후속작으로 건담 시드 데스티니가 있다.
-건담 더블오: 전쟁을 막는답시고 무력개입을 하는 돈 많은 한량들의 이야기. 시드보다 먼저 극장판이 나와 형보다 먼저 결혼한 아우의 예를 보여준다. 참고로 내 최애 작품이다.
-건담에이지: 어린 아이들에게도 팔리는 건담을 시작해보겠다는 포부로 제작된 작품이다. 철저하게 아동용 시점으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으나 항간에서는 디지몬 시리즈로도 불리고 있다.
<덧붙임>
-뭐 이렇게 많냐 싶으면 일단 퍼스트건담부터 파는 게 좋다. 퍼스트건담이 건담의 알파요 창세기요 시작이기 때문에 여기서 개념만 잡아도 다음 시리즈 이해가 쉽다. 거의 모든 시리즈는 기존작(특히 구건담)을 오마쥬하는 경향이 있다.
-건담 W,X,V는 헤이세이 3연작이라고 불린다. 뭔가 대단한 뜻이 숨겨져 있는 것 같지만 그냥 헤이세이 시대(1989년 이후)에 나온 작품이라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건담을 보고 싶긴 한데 너무 많아서 못 보겠다 싶으면 비주우세기 아무 시리즈나 먼저 보면 된다. 어차피 비우주세기끼리는 안 이어진다.
-우주세기 섭렵 순서는 퍼스트건담-제타건담-(더블제타건담)-역습의 샤아-건담UC 순이다.
-그냥 다 귀찮은데 뭔가 우주세기를 알고 싶으면 역습의 샤아를 보면 된다.
-참고로 나도 여기 있는 걸 다 보진 않았다. 근데... 이렇게 써놓으니 거의 본 것 같은 느낌이 ... 구건담 신건담에서 딱 하나씩만 추천한다면 개인적으로 퍼스트 건담이랑 건담 더블오를 추천하고 싶다. 하나만 추천한다면 과감히 퍼스트 건담을 추천한다.
<참고로 건담 시리즈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일본 장소>
이 글을 처음 포스팅할 당시는 이랬는데 참고로 지금은 나도 불매운동 참여중이다. -2019-08-13
-오다이바 실물크기 건담 : 개인적으로 파리 에펠탑보다 더 감명깊었다.
-건담베이스: 대자본의 떼돈을 벌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다.
-건담카페: 아키하바라 1번 출구. 백식 건담 오므라이스가 맛있다! 커피도 맛있음! 화장실도 꼭 가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