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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는 바이오 업종의 Regulatory affairs 직군에서 5년 정도 근무했었다.

블로그를 찾아보면 이 RA라는 직무에 사람들이 꽤 많은 관심을 가진 듯한데, 사실 생소하기도 하고 나도 회사 들어가서야 알게 된 직무라서 정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요즘 RA 인허가 전문가 교육 과정 같은 것도 있고 자격증도 있고 주변에 딴 사람도 있긴 한데... 난 당시에 실무에 자신감이 넘치던 시절이라 굳이 그런 걸 하고 싶지 않았어서 따진 않았다. 

딸 마음 있으면 교육 수료하고 공부해서 따면 될 것 같다. 

어쨌든 내가 느낀 RA 업무에 대해서 작성해보겠다. 내 사생활은 소중하므로 지나치게 자세히 작성하지는 못하였다.

 

1. Regulatory affairs란 무슨 일을 하는가?

RA란 각 국가의 해외 규제의 요구사항에 따라 회사 제품을 허가받기 위한 업무를 진행하는 팀이다. 이렇게 말하면 와닿지 않을 것 같아서 아주 쉽게 예를 들자면...

우리 나라에서 A라는 약을 개발했다고 치자. 이게 약이 아니고 공산품이라면 사실 통관법? 수출법 정도만 적용받으면 OK지만, 이게 약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건 의약품이니까 말이다. 

이 A라는 약을 다른 나라에 팔고 싶으면 그 나라 식약처에 등록을 해야만 한다. 근데 그 나라 식약처에서 아무 약이나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자국민을 보호하고 안전한 의약품만 유통되게 하기 위해서)

그래서 여기에서 RA는, 우리가 만든 A라는 약은 성능이 이렇고 안전성 유효성도 보장됐고 아주 훌륭한 약이에요~하는 근거를 말하는 서류를 200페이지에서 1000페이지 정도 준비하여 식약처에 제출하는 업무를 한다.

물론 식약처마다 보완 요청이라는 게 오는데, 나라별로 요구사항의 레벨이 다르다. 유럽, 캐나다, 일본, 중국 등이 매우 까다로우며 요즘은 아프리카 등 규제가 없던 나라들도 점점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다. 

직무는 여러 회사에서 요구로 한다. 의약품 RA, 의료기기 RA, 화장품 RA 등등 법규(규제)가 필요한 경우이다.

*참고 : 사실 위 상황은 엄청 간단한 상황이라서 제조사가 특정 회사 하나일 때의 경우이고 보통은 여기에 다른 제조사가 낄 때도 있고 (예: 첫 공정과 마지막 충전 공정 때만 다른 제조사가 낀다든지) 수입자가 끼거나, OEM이거나 B2B 사업 모델 등등 다양한 경우가 존재한다. 그럴 때는 서류가 좀 더 복잡해진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문서를 잘 만드는 팀이라고 할 수 있다. 

 

 

 

 

2. Regulatory affairs의 요구 사항

제일 중요한 것: 영어 (필수)

그 다음 옵션으로 잘 하면 좋은 것 : 다른 외국어 1개 정도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등)

솔직히 말하면 영어만 잘해도 50%는 먹고 들어가지만 영어만 잘 한다고 또 허가를 잘 받는 것도 아니라서... 하지만 영어는 거의 필수이다.

물론 특수한 나라도 있다. 번역본 공증을 안 내면 식약처에서 서류를 받아주지도 않는 나라가 있기도 하고 (중국 같은 경우) 그런데 대부분의 식약처에서는 영어를 인정해주는 추세이다. 

따라서 예를 들어 우리 회사 제품을 호주 식약처 TGA에 등록한다고 치면, 영문으로 1번에서 말한 문서들을 아름답게(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여) 정리하여 제출하는 식이다. 

이게 말이 쉽지 사실상 연구소(R&D)부서와 제조, QC 모든 부서와의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서류 준비는 제품의 특성별로 천차만별이겠으나 의료기기 같은 경우 1년 반 이상~ 의약품의 경우 최대 10년까지도 소요된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작문 능력.

아무래도 공문을 볼 일이 많고 각 나라 공무원들과 업무를 해야 하다 보니 서면으로 왔다갔다하는 업무가 많다. 보완 서류도 서면으로 받기 때문에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작성해야 한다.

아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작문 능력은 당연히 영어로 작문하는 능력을 말한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외국 사람들이므로...

또한 과학적인 지식과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R&D 담당자와 RA는 상호 협력적인 관계이며 때때로 친할 수 있다. (물론 안 친할 수도 있지만...) R&D에서 개발 단계에서 작성한 서류들을 RA 담당자가 정리해 식약처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3.  Regulatory affairs의 장점과 단점

장점은 아무래도 전문성을 요하므로 비전이 좋다. 공부할 것도 많고, 한 나라 등록하기 전에 그 나라 법규 (영문으로 되어 있다)를 전부 공부하고 문서를 준비해야 하므로...

또한 영어 실력이 늘 수 있다. 

단점은 업무가 매우 정적이라서 활동적인 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비추. 그리고 엄청 꼼꼼해야 해서 틀린 글씨 찾다가 시력이 나빠질 수 있다. 

 

3. Regulatory affairs의 연봉

연봉에 관해서는 워낙 천차만별이라서... 나는 중소기업도 다녔었고 대기업도 다녔었는데 하는 일은 비슷해도 연봉은 몇 천 정도 차이가 났었다. 

자세한 연봉에 대해서는 비밀댓글 달아주면 답변하겠지만 아무도 안 달 것 같다. 

 

4. Regulatory affairs의 비전

일하다 보면 느끼겠지만 각국의 식약처 요구 사항은 강화되고 있고 바이오 시장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으며, 규제들도 예전보다 훨씬 더 엄격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RA가 할 일이 늘면 늘었지 절대 줄고 있지는 않다. 

배울 때는 무슨 소린지 1도 몰라 피를 토하며 배우지만 (3년 정도는 매우 심하게 고생한다고 보면 된다.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들어서)

그 시기만 지나면 잠깐 재미있다. 잠깐 재밌다...

물론 그 뒤 노잼시기가 찾아오긴 하는데... 내 생각에는 매우 메리트 있는 직군이며 앞으로 수요도 꾸준히 늘 것 같다는 생각이다.

 

 

 

 

5. 결론

하루 종일 문서만 볼 수 있는 성향의 사람이라면 Regulatory affairs에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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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RA 관련 정보가 많이 부족하고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RA를 아우르는 전자책이 없어 전자책을 만들었습니다. 아래 미리보기를 확인하면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RA 전자책 미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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